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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며 울고 웃고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9화, 환상을 만드는 것

by 연잎의노래 2024. 4. 14.

1. 그들이 만든 환상

   9화는 사촌 아이작의  출소로 시작한다. 어떤 여자의 제보로 아이작은 손뼉 치며 감옥을 나오게 된다. 경찰에게 제보를 한 에이미는 조던에게 찾아가 다마고 의자를 다시 사겠다고 제안한다. 그때 조지에게 급한 전화가 걸려 온다. 정신을 차린 조지가 대니가 트럭에 준을 태우고 사라졌다고 전화한다. 대니는 놀래서 집으로 준과 강아지를 데려 오고 동생과 멕시코로 떠나자고 한다. 동생에게 준은 에이미가 데려가라고 전화하라고 한다. 짐을 싸는 급한 상황에 회사 직원 마이클과 보비가 찾아온다. 

   문을 열자 사촌 아이작의 주먹이 날아 온다. 준은 어른들에게 싸우지 말라고 말린다. 그때 5살 동양인 여자 아이를 찾는 '엠버 경고'가 울린다. 아이작은 순간적으로 준이 에이미의 딸인 것을 알아차리고 에이미에게 전화한다. 50만 달러를 현금으로 보내라고 한다. 급한 마음에 에이미는 조던 집에 있는 왕관이 하나에 수십만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그를 달랜다. 에이미는 딸을 조던 집에 데려와 자신의 차에 앉히면, 왕관을 가지고 나가겠다고 제안한다. 아이작은 폴과 데니의 손을 뒤로 묶었다. 그리고 마이클, 보비, 준을 데리고 조던의 집으로 향한다. 폴은 자신의 형 대니가 사촌 아이작의 돈으로 부모님 집을 지은 것을 그때 알게 된다. 에이미는 조지에게 전화해 조던 집으로 와 주니를 데려가라고 말한다. 

   조던은 에이미에게 자신이 소장한 유물을 소개해 준다. 그때 초인종이 울리고 밖에 나가 보지만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들은 마스크를 쓴 아이작 일당이었다. 조던은 자신의 집 남서쪽에 패닉룸이 있다고 에이미에게 속삭인다. 차에서 묶여 있던 대니와 폴은 보비를 제압하고 준에게 노래를 불러 주며 안심시킨다. 준은 이 모든 상황이 숨박꼭질인 줄 안다. 폴은 대니에게 화가 났지만 자신의 실수를 감싸 준 형을 돕는다. 준을 혼자 두고 가며 대니가 걱정하자 준은 혼자가 아니라고 강아지 루카가 있다고 웃는다.

   폴과 대니가 도망가려는 순간 마이클이 둘을 잡아 온다. 아이작은 폴과 대니를 가둔다. 그때 나오미와 조던이 패닉룸을 향해 달려 간다. 살고 싶었던 나오미는 패닉룸 버튼을 눌러 버리고 조던은 문에 끼여서 처참하게 사망한다. 경찰이 도착하고 당황한 아이작은 에이미에게 911에 전화하라고 한다. 대니와 폴은 담장을 넘어 도망가고자 한다. 폴이 올라간 반면 대니는 올라가지 못한다. 에이미는 아이작을 설득한다. 실내에 경찰이 진입하고 아이작, 보비는 경찰과 맞선다. 대니는 폴이 자신을 혼자 두고 가지 않자 진실을 말하고 동생을 보내려고 한다. 부모님 집은 에이미의 방화가 아니라 자신이 전선을 잘못 설치해서 불이 난 것이라고 말해 준다. 형을 달래던 폴은 대니가 자신의 대학 입학 원서를 버린 것을 알고는 실망해서 가 버린다. 대니는 동생 폴이 자신과 같길 바랐고 평생 폴을 가로막았다고 실토한다. 폴이 담을 넘어간 순간 경찰의 총격 소리가 들리고 대니는 폴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작은 경찰에게 다시 잡혀 간다. 에이미는 조지가 자신에게 연락도 없이 딸 준만 데리고 사라진 것에 대해 충격을 받는다. 담을 넘지 못한 대니는 근처에 있던 하수구를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대니는 폴이 전화를 받지 않자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운다. 에이미는 혼자 자신의 차에 앉아 남편 조지에게 '아동 긴급 보호 명령'이 승인된 것을 알고 씁쓸해 한다. 대니가 차를 타고 빠져나간 것을 본 에이미는 화가 치밀고 그를 쫓아간다. 911에 신고하지만 전화상태가 좋지 않아 끊긴다. 다시 분노의 질주가 시작된 것이다. 둘은 밤에 보이지 않는 곳을 계속 질주하며 끝이 난다. 

   

2.환상이 사라지고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이제 마지막까지 1화만 남았다. 9화는 아이작의 등장으로 대니가 패닉에 빠지게 된다.  아이작은 원래 가족을 많이 챙겼지만 대니가 자신을 배신한 것에 대해 화가 많이 나 있었다. 겉으로 대니는 열심히 일을 하고 한국에 있는 부모님을 모셔 온 멋진 사업가였다. 하지만 사촌 아이작의 돈으로 부모님 집을 지었고 사촌을 몰래 경찰에 신고한 것도 대니였다. 폴에게는 항상 멋지고 든든한 형이었던 대니는 폴의 앞날을 망친 장본인이었다. 자신이 지원한 대학입학원서를 모두 버린 형에게 동생 폴은 단단히 실망한다.

   9화는 걷잡을 수 없는 전개로 순식간에 끝이 난다. 그만큼 흡입력이 좋고 예측할 수 없는 전개였다. 부유한 조던의 집에서 준을 유괴하고 돈을 요구하는 인질극이 펼쳐진다. '로드 게이지' 사건에서 시작한 대니와 에이미의 불화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결국 경찰에 의해 아이작 일당은 금방 제압되고 조지는 딸 준만 데리고 가 버린다. 몰래 대니가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본 에이미는 다시 울화가 치민다. 밤길을 달려서 그들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어디일까? '성난 사람들'을 본 것 중에서 9화가 가장 휘몰아치듯이 사건이 전개된 에피소드였다. 에이미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두뇌 회전력이 좋다. 덩치 크고 돈을 밝히는 아이작에게 자신의 딸 준을 차분히 구해 낸다. 그의 부드러운 마음씨를 이용해서 설득을 잘한다. 어른들의 탐욕스러운 마음이 드러날 때도 순수한 준의 행동이 빛이 난다. 준은 대니 아저씨와 즐겁게 노래하고 숨바꼭질을 하는 상황을 즐긴다. 대니는 준이 놀라지 않도록 섬세하게 배려하고 끝까지 준을 잘 챙겨 준다. 9화에서 가장 끔찍했던 장면 성공한 사업가 조더나 포스터가 자신의 패닉룸에서 사망하는 것이었다. 부자들은 핵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자신의 안전이 보장되는 패닉룸을 만든다고 들었다. 조던은 그만큼 부유했지만 자신의 패닉룸은 위급 상황에서 자신을 지켜주지 못했다. 한 때는 자신의 시누이였던 나오미가 자신만 살려고 아이작을 피해 달아난다. 나오미는 권총을 든 아이작에게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아직 패닉룸에 상반신만 들어온 조던을 보고도 버튼을 눌러 버린다. 그래서 결국 조던의 몸이 잘린 채 처참하게 죽었다. 얼마나 끔찍한지 둘을 위협하던 덩치 큰 아이작마저 가면을 벗고 토를 한다. 유괴 사건보다 나는 이 장면이 더 끔찍했다. 돈에 대한 탐욕이 가져 오는 처참한 결말을 보여 주는 듯했다.

항상 본인만의 사업계획이 있는 아이작과 그를 따르는 대니

   에이미와 대니는 자신들의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환상을 심어 주었다. 대니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성실한 사업가로 자리매김했고 에이미는 사업체를 넘기고 딸을 챙기는 훌륭한 엄마가 되고 싶어했다. 하지만 두 사람 마음속에 있는 울분은 사라지지 않았다. 조그마한 자극이 있어도 그 우울감과 분노는 폭발하기 시작했고 결국 준의 유괴사건까지 두 사람을 이끌어 왔다. 두 사람은 결국 화해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고 말하던 조지는 조던의 집에 와서 준만 데리고 사라졌다. 결국 에이미는 딸도, 남편도 모두 잃게 됐다. 어차피 신뢰 관계가 사라진 두 부부에게 많은 것을 바란 것은 아닐까? 울고 있던 에이미가 대니를 쫓아 강력한 분노를 어떻게 표출해 낼까 마지막이 궁금하다.

   오늘 놀다가 쇼츠를 보는데 아이작이 갑자기 튀어 나왔다. 아니 이게 뭐지, 비프에 나온 그 아이작 아니야 하고 눈이 휘둥그래져서 보게 됐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최였다. 그는 연기자이면서 화가였다. 그는 거리미술을 하면서 일한 댓가를 재미로 주식으로 받았다. 그 주식이 급등해서 2600억의 자산가가 된다는 영화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었다. 왠지 껄렁껄렁하고 동네에 한 명은 있을 것 같은 양아치 같은 형의 반전 매력이었다. 드라마에서는 불순한 의도로 돈을 벌려고 하지만 머리 좋은 대니에게 당하는 순진한 구석이 있었다. 가짜 분유를 팔아 대니 부모님 모텔 사업을 망하게 한 벌을 톡톡히 받고 있다. 데이비드 최를 한국의 뱅크시라고 소개한 영상이 재미있었다. 관심 있는 분은 데이비드 최의 그림도 한 번 살펴 보세요. 그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한 주를 열심히 보내길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