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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며 울고 웃고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beef) 2화, 살아있다는 황홀함

by 연잎의노래 2024. 2. 3.

성난 사람들, 포스터만 봐도 분위기 심상치 않아요.

1. 살아있지만 살고 있지 않은 우리

화가 난 에이미는 날아가는 새에게도 총을 쏘고 싶다. 한 손에는 총을 들고 차량번호를 조회한다. 대니 조의 회사 '조 서비스 건설'에 전화하고 본격적으로 악성 댓글을 쓰기 시작한다. 대니는 고기를 굽고 폴은 수영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누린다. 그러다가 에이미의 악성 댓글을 보고 마음이 불편해진다. 화가 난 에이미와 반대로 남편 조지는 차분하게 더러운 욕실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에이미는 남편에게 대니가 일본인이라고 싫어했다면서 거짓말을 한다. 둘은 대니가 사는 집에 찾아가서 대니 집안에 대해 조사를 한다. 대니는 사촌 아이작에게 에이미를 만나서 복수를 했다고 한다. 아이작은 빌린 돈은 천천히 갚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부산에서 노트북 배터리를 수입한다. 동네 아이들은 에이미의 차를 펑크 내고 돈을 받고 고쳐 주겠다고 한다. 대니는 폴과 함께 도급회사 '조 브로스'를 세우고자 한다. 에이미는 준을 데리러 갔는데 늦게 가자 준은 선생님을 물었다. 이웃사촌 나오미는 자기 딸은 옆집 개를 물었다며 안심시킨다. 이야기를 하다가 나오미는 '로드 게이지'의 사건 영상을 보여 준다. 영상 속에는 에이미와 대니가 광란의 추격전을 벌인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차량 번호는 보이지 않았다. 에이미는 모른 척 시치미를 뗀다. 대니와 폴은 대니의 전여자친구 베로니카의 집에 들른다. 둘은 맡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맡기라고 한다. 그때 아이작이 전화해서 젊은 동양인 부부가 대니를 찾고 있다고 알려 준다. 대니는 가진 것도 많은 에이미가 왜 자신을 찾는지 화가 난다. 대니는 에이미에게 음성을 남긴다. 모든 것을 이뤘지만 마음이 허전하지 않냐고 하면서 자신은 위험한 짐승 같은 사람이라고 알린다. 그만 까불고 자신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도 한다. 에이미는 SNS에 들어가 예쁜 여자의 사진을 캡처하고 자신의 프로필로 만든다. 그리고 대니에게 연락하지만 갑자기 폴의 사진이 전송된다. 폴은 케일라라고 속인 에이미에게 빠지게 된다. 에이미의 가족은 의자 전시회에 간다. 시어머니 푸미는 다마고 체어를 만든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마고 체어를 사고 싶은 나오미의 시누이, 조더나는 10만 달러를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조지는 의자를 팔지 않는다. 조더나에게 회사를 넘기고 싶은 에이미는 실망을 한다. 2년간 공들인 거래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에이미는 가족과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 조지는 에이미에게 돈에 대해 집착하지 말라고 한다. 에이미는 조지는 자신과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고 역설한다. 시아버지가 남긴 것은 테이블과 의자인데 그것을 팔지 못하는 조지가 답답할 뿐이다. 또한 조지가 자기 가게 직원 미아의 수영복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니는 금고에서 왜 에이미가 총을 꺼내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에이미는 자신이 총을 가지고 자위했다고 하며 남편과의 관계가 별로라고 이야기한다. 에이미는 자신이 리모델링한 집에서 본인도 보살핌을 받고 좀 쉬고 싶다고 한다. 제발 다마고치 의자를 팔아서 조더나에게 환심을 사고 회사를 파는 것이 에이미의 꿈이다. 바빠서 쉬지 못하는 자신에게 딸과 놀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 한다. 대니는 폴에게 지금이야 백인 여자와 놀고 싶겠지만 나이 들면 집에서 김치찌개 끓이고 기다려 주는 참한 한국 여자가 더 좋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폴은 대니에게 자신이 만든 규칙에 갇혀 살지 말라고 한다. 대니는 베로니카와 결혼하고 싶었지만 가정을 꾸리기 전에 사업을 키우려고 했다. 그러는 사이 베로니카는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임신을 했다. 또한 부모님이 좋아하는 한국 여자를 데려 오라고 자신의 동생에게도 권한다. 폴은 답답해서 '그냥 살라'라고 한다. 화가 난 에이미는 반드시 대니를 찾을 것이라고 음성을 남긴다. 환시인 줄 알았던 에이미는 진짜 클럽에 왔었다. 밖에 나와보니 데니의 트럭에 '나는 운전을 못한다.'(I can't drive.), '나는 가난하다(I am poor.), '나는 등신이다.(I am a bitch.)를 하얀색으로 크게 써 놓았다. 한편 조의 차에 낙서를 하고 온 에이미의 기분이 좋아졌다. 조지는 에이미에게 '부부상담'을 하러 가자고 권한다. 반면에 화가 난 대니는 연장을 들고 에이미의 집에 찾아온다. 

2. 삶의 황홀함을 느낄 새도 없이 바쁜 우리

대니는 동생 폴에게 젊었을 때는 백인 여자가 좋겠지만 나이 들면 집에서 김치찌개를 끓여 놓고 기다리는 참한 한국 여자가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폴은 그런 형을 보고 답답해 한다. 그리고 그냥 인생을 살라고 권한다. 대니는 자신도 삶을 살고 있다고 항변한다. 대니는 아무래도 한국계 미국인이라서 그런지 유교적인 전통 효에 집착하는 것 같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꼭 부모님을 다시 미국으로 모셔 오려는 효자다. 암호화폐에 빠져서 하루종일 방에서 놀고 게임만 하는 동생도 잘 챙긴다. 폴이 형을 보고 답답해하는 것은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형에 대한 걱정이다. 나는 대니와 에이미의 모습을 보고 나의 현실도 돌아본다. 나도 대니처럼, 에이미처럼 치열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진짜 살아있다는 것의 황홀함을 느낄 새가 있나 물어보면 자신이 없다. 그만큼 바쁘다. 대니와 달리 에이미는 치열하게 살아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사업 '고요하우스'를 팔지 못한다면 자신은 딸 주니와 함께 할 시간이 없다. 아름답게 리모델링한 집에서 쉴 시간이 없다. 에이미가 필요한 것은 모두 에이미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서 사야 한다. 자신의 이런 상황을 남편에게 전하지만 남편은 아버지가 물려주신 의자 하나도 팔기 싫어한다. 대니는 에이미 보다 살기가 더 팍팍하다. 가정을 꾸리기 전에 자신의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었다. 결혼도 하고 싶었지만 동생 폴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 결혼도 포기했다. 왜 여유 있는 에이미가 자신을 괴롭히는지 열이 받는다. 둘은 서로의 삶을 바쁘게 사는 와중에 사소한 자극이 오면 바로 폭발하게 된다. '로드 게이지' 사건은 계속된 두 사람의 치졸한 복수 덕에 점점 더 상황이 걷잡을 수없이 커져 간다. 둘은 삶을 살지만 '살아있다는 것의 황홀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작가는 마치 '살아있다는 것은 황홀해요'라고 말해 주지만 우리는 삶에 치여서 못 본다.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새들이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 울부짖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자신이 기분 좋을 때는 새도 행복하고 밝게 노래하는 것처럼 들린다. 지금은 살기가 팍팍해서 지친 우리의 두 주인공 에이미와 대니가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둘의 싸움은 어떨 때는 유치해 보이고 어떨 때는 이런 일을 당하면 나도 못 참지 하고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에이미의 딸 주니가 분노조절장애를 어떻게 치료할지도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이미와 대니의 싸움이 어떻게 해소될지 지켜 보는 것이다. 시리즈 전체를 주말에 다 봐도 5시간 정도이다. 일주일 바쁘게 산 분들께 소파에서 팝콘 먹으며 '비프'를 볼 여유를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