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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며 울고 웃고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Beef) 1화, 가슴 속에 울분이 가득한 사람들

by 연잎의노래 2024. 2. 1.

1. 분노에 가득 찬 에이미와 대니의 만남

'성난 사람들'(BEEF) 공식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하고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개인적으로 '미나리'를 재미있게 봤고 스티븐 연 배우님이 출연하셔서 믿고 시청했다. 드라마 제목이 왜 beef일까? beef라면 소고기? 하지만 미국 영어에서는 속어로 'beef'를 완전히 다른 뜻으로 사용한다. 즉 '불평', '불만'을 뜻한다. 명사로 a beef 또는 관사 없이 beefs를 사용하면 말 그대로 '화난 사람들'이 된다. 드라마 덕분에 단어 공부하고 즐겁게 시청한다.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 대니얼 조(스티븐 연),  에이미 라우(앨리 웡)는 가슴속에 울분이 있다. 대니얼은 마트에서 단순변심으로 숯불화로를 반품하려 하지만 영수증을 갖고 오지 않았다. 마트를 나와 후진하는 대니얼의 차에 하얀 SUV차량이 빵빵 거리다가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고 달아난다. 대니얼은 그 운전자와 도로에서 추격전을 벌인다. 남의 집 앞 잔디를 망치고 숯불화로가 도로로 날아가지만 둘은 아랑곳하지 않고 광란의 질주를 한다. 하얀 차량의 운전자를 확인하지 못한 대니얼은 차량번호를 외운다. 에이미는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한다. 자신의 회사 '고요 하우스'를 팔고 가족과 평화로운 시간을 갖고 싶지만 회사를 팔기가 쉽지 않다. 아빠를 닮아 그림을 잘 그리는 주니와 예술가인 남편과 살고 있다. 남편이 만든 화병이 맘에 들지 않지만 내색하지 않고 가게에서 팔고 있다. 대니얼은 동생 폴과 함께 살고 부모님은 한국에 계신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대니얼과 달리 폴은 게임과 암호화폐에 열중하고 있다. 대니얼은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다시 미국으로 모시고 오고 싶다. 집도 지어 드리려고 열심히 산다. 부모님의 모텔은 사촌 아이작이 불법적인 일을 해서 넘어가 버렸다. 그래서 대니얼은 죽어라고 일을 한다. 대니얼은 도급업자로써 각종 집안에 필요한 일을 다 처리해 준다. 하지만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 때문에 마음이 괴롭다. 사촌 아이작은 불량해 보이지만 대니얼에게 돈도 잘 빌려 준다. 에이미의 집은 자상한 남편 죠셉 리, 좋은 시어머니가 있다. 하지만 딸 주니는 엄마를 닮아 불안한 면이 있다 시어머니는 미술 선생을 새로 구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에이미는 주니를 편안하게 해 주려고 노력한다. 겉으로 에이미는 성공한 사업가이고 집도 리모델링해서 부유하게 산다. 사람들은 에이미에게 선불교의 평온함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에이미는 분노가 가득하다. 에이미는 독특하게 권총을 보면 성적으로 흥분하는 특이한 면이 있다. 또한 대니얼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버거킹의 버거를 여러 개 먹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먹고 토하려고 하고 자제를 하지 못한다. 기분이 좋지 못한 대니는 숯불화로를 모두 켜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환기를 시킨다. 그리고 대니는 에이미의 차량번호를 추적해서 그녀의 집주소를 알아낸다. 옥상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대니는 에이미의 집에 들어간다. 특히 가족사진을 보고 남편이 일본인인 것을 파악하고 차고의 문제점을 알려 준다. 대니는 에이미 집 화장실에 들어가서 오줌을 바닥에 누고 더럽게 만든 후에 도망간다. 에이미는 대니에게 집수리를 맡기려 했지만 화장실을 보고 추격전을 벌였던 그 사람임을 단숨에 파악한다. 분노에 가득한 에이미가 대니의 차량번호를 외우며 1화는 끝이 난다.

2. 분노가 가져오는 추악함과 코믹함

대니와 에이미는 이웃사촌처럼 친근한 사람들이다. 주로 등장하는 인물은 아시안 어메리칸들이다. 한국, 중국, 일본 그 뿌리는 모두 다르지만 미국에서 서로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산다. 1화 제목은 ''새들은 노래하는 게 아니야, 고통에 울부짖는 거지'이다. 마치 대니와 에이미가 치열하게 살지만 고통에 울부짖는 그런 상황을 묘사한 듯하다. 온갖 속어가 난무하고 가운데 손가락이 저절로 올라가는 대니와 에이미는 뭔가 심리적인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 아니면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든지, 상처가 가득해 보인다. 뭔가 내면의 심적 문제를 해결해야 둘은 행복해질 것 같다. 드라마는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사이 자신의 내면의 상처와 울분을 해결하지 못한 두 사람의 모습을 잘 보여 준다. 첫 만남부터 사소한, 별 일 아닌 일에 둘은 목숨을 건다. 화장실을 더럽히고 도망가는 대니의 모습은 순진하고 유치해 보인다. 화가 나서 차량 번호를 외우는 에이미와 대니의 모습은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우리의 모습을 잘 반영한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도 가끔 화가 폭발할 때가 있다. 둘의 모습을 보고 그 솔직함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맞아 나도 저럴 때 있었어하고 수긍을 하게 된다. 남편 죠셉은 화를 조절하지 못하는 에이미에게 '감사 일기'를 쓸 것을 원한다. 에이미도 많이 노력을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느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우리를 웃기게도 만들고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다. 부모님을 미국에 다시 모셔 오기 위해 뼈 빠지게 일하는 대니는 심리적으로 가장 위험해 보인다. 숯불화로를 산 이유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한 것이라니 우울하다. 에이미는 그런 대니의 속도 모르고 욕을 하고 빵빵거렸다.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울하고 화가 나는데 에이미가 기름을 끼 얻는 행동을 한 것이다. 둘이 행복해져서 숯불화로에 고기 구워 먹는 결말이 왔으면 좋겠다.